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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떠난 '청룡'의 해, '백호'도 날아오를까

좌청룡 우백호. 풍수지리에서 명당을 일컫는 말이이다. 일상에선 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듀오를 뜻하는 말로도 쓰이고 있다. 야구에도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들이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강백호(KT 위즈)는 프로 데뷔 때부터 ‘천재 타자’로 불리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듀오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 두 선수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후가 갑진년(甲辰年) ‘청룡(靑龍)의 해’를 맞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반면, 강백호는 부상과 부진의 늪에 빠져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강백호에게 2023년은 시련의 한해였다. 심리적 위축이 컸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타(14타수 7안타)를 휘두르고도 ‘세리머니 주루사’로 도마 위에 올랐고, 5월 18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안일한 ‘아리랑 송구’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며 질타를 받았다. 6월에는 몸살감기에 시달리면서 컨디션이 떨어졌고, 공황장애까지 겹치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면서 1군에 복귀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살아나는 듯했으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훈련 도중 오른쪽 옆구리(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다. 강백호의 2023시즌 정규리그 성적은 71경기 타율 0.265 8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3.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규정타석 진입에 실패했고, 각종 기록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시즌 신인상, 2021시즌 타율(0.347) 3위, 안타(179개)·타점(102개) 2위라는 활약과 비교한다면 초라한 성적표다. 새 시즌 반등이 필요하다. 강백호에게도 2024시즌은 기회다. 이정후처럼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강백호가 2024년을 무사히 마친다면 풀타임 7시즌 요건을 채우면서 포스팅(비공개 공개입찰) 자격이 생긴다. 강백호는 풀타임 등록일수 요건(145일)을 5시즌(2018~2021, 2023) 동안 채웠고, 2022년(114일)에 채우지 못한 등록일수는 네 번의 국제대회 출전으로 메웠다.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관건이다. 강백호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명예 회복은 물론, 빅리그 진출을 위해서라도 반등이 필요하다. 청룡의 해에 백호가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4.01.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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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떠난 KT 퓨처스팀, 김태한 감독 체제로…유한준 1군 메인 타격코치 중책

KT 위즈가 2024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했다. 가장 큰 변화는 퓨처스(2군) 팀에서 일어났다. 김기태 전 2군 감독이 휴식 및 재충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 놓고, 서용빈 전 2군 수석코치가 LG 트윈스 2군 감독 지휘봉을 잡으면서 공석이 생겼다. 이에 KT는 김태한 1군 투수코치를 2군 감독으로 선임해 새 출발에 나선다. 김태한 2군 감독은 2021시즌부터 KT 1군 코디네이터와 1군 투수 코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KT는 1군과 퓨처스 팀의 원활한 소통 및 선순환 구조 강화를 위해 김 감독을 신임 퓨처스팀 감독으로 낙점했다.김호 전 LG 트윈스 코치와 곽정철 전 KIA 타이거즈 투수 코치가 KT에 새롭게 합류했다. 김호 코치가 1군 수비 코치, 곽정철 코치가 재활군 코치를 맡는다. 김태한 코치가 빠진 1군 투수 코치는 제춘모 불펜 코치가 맡는다. 전병두 전 퓨처스 투수 코치가 1군 불펜 코치로 이동했다. 또한 유한준 코치가 1군 메인 타격 코치로, 김강 코치가 1군 보조 타격 코치로 이동했다.박정환 1군 외야 코치는 퓨처스팀 수비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준수 배터리 코치, 홍성용 투수 코치 등이 육성군에서 퓨처스팀으로 합류했다. 윤승재 기자 2023.12.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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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 이정후, 김혜성-강백호 어깨 무거워졌다

키움 히어로즈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국가대표팀은 이정후(24)가 장기 이탈하며 생긴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와 함께 한국 야구의 ‘한국 야구의 미래이자 현재’로 평가 받는 김혜성(24·키움)과 강백호(23·KT 위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한국야구 ‘넘버원 타자’ 이정후에게 가장 큰 시련이 닥쳤다. 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수비 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고, 정밀 검진 결과 왼발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손상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피하다. 재활 치료와 복귀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키움은 지난주까지 40승 2무 47패를 기록, KBO리그 8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부터 8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가 어려운 이정후까지 빠졌다. 이정후는 2시즌(2021~2022) 연속 타율 1위에 오른 팀 주축 타자이면서 선수단 주장까지 맡고 있다.키움은 23일 롯데전에서 이정후가 주로 맡던 자리(3번 타자·중견수)에 대신 나선 새 외국인 선수 로니 도슨이 홈런 1개 포함 3안타를 치며 맹활약, 모처럼 2연승을 거뒀다. 오른쪽 손등 염좌로 재활 치료를 받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도 1군에 복귀했다. 두 선수의 합류에도 이정후의 이탈 공백을 온전히 메우긴 어려워 보인다. 도슨은 아직 새로운 무대(KBO리그)에 적응이 필요하다. 이용규도 이정후처럼 중심 타선에 들어가서 많은 타점을 올려줄 수 있는 타자로 보긴 어렵다. 김혜성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그는 지난주까지 치른 88경기에서 타율 0.322(351타수 113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부문 1위, 타율은 5위였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4~5월엔 3번 타자로 대신 나서기도 했다. 2021시즌 키움의 주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타선 중심과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대신 맡을 수 있는 선수다. 키움에는 이용규·이원석·이형종 등 다른 베테랑 선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선수이자 이정후와 함께 ‘젊은 팀’ 키움을 이끌던 김혜성이 팀 중심을 잡아주는 게 이상적이다. 김혜성은 안우진·최원태 등 1년 차 선·후배 선발 투수들과도 긴밀하게 교감할 수 있는 선수다. 항저우 AG 대표팀도 이정후의 공백을 메우는 게 숙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일단 이정후의 수술 뒤 재활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대체 선수 발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항저우 AG 대표팀은 25세·프로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로 구성됐다. 와일드카드 3장(구창모·박세웅·최원준)은 이미 썼다. 이정후보다 나은 기량과 경험을 갖춘 젊은 선수는 사실상 없다. 항저우 AG 대표팀에서도 김혜성의 어깨가 무겁다. KT 간판타자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3월 치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대회를 치렀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과 2019년 프리미어12까지 치른 이정후보다는 적지만,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큼 경험을 쌓았다. 김혜성은 이정후를 대신해 리더 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 도쿄 올림픽·WBC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제 스윙을 보여줬던 강백호도 공격에서 기여할 수 있다. 마침 그는 마침 슬럼프를 이겨내고, 후반기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대회마다 태도 논란을 일으켰던 과거를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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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전반기 가장 잘나간 남자 홍창기

양의지(두산 베어스)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도 아니다. 올 시즌 KBO리그 '전반기 출루왕'은 홍창기(30·LG 트윈스)다.홍창기의 전반기 출루율은 0.449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52명의 타자 중 1위. 5월부터 줄곧 선두다. 6~7월 출루율은 0.462로 시즌 기록보다 더 높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반기를 돌아보며 "아무래도 많이 나가서(출루)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하지만 (시즌 전체가 아닌) 전반기 기록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몸을 낮췄다.염경엽 LG 감독의 시즌 구상은 초반부터 꼬였다. 베테랑 리드오프 서건창이 부진, 그를 대체할 자원이 필요했다. 홍창기는 염 감독이 고심 끝에 선택한 차선책이었다. 시즌 네 번째 경기부터 1번 타자로 출전한 홍창기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중심 타선에 찬스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하며 팀의 전반기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LG는 49승 2무 30패로 SSG 랜더스(46승 1무 32패)에 2.5 경기 앞선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강점이 살아났다. 홍창기는 2021시즌 출루왕 출신이다. 2016년 데뷔 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그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 출루율 0.456를 기록했다. 강백호(KT 위즈·0.450)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활약은 미미했다. 6월 내복사근(옆구리)을 다친 게 화근이었다. 3~4주 전열에서 이탈한 뒤 복귀했으나 타격감이 곤두박질쳤다.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던 출루율마저 전년 대비 6푼 이상 하락한 0.390에 머물렀다.건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홍창기는 스프링캠프 내내 부상 방지에 중점을 뒀다. 보강 운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극정성이 통했을까. 올해 전반기 팀이 치른 81경기 중 80경기를 뛰었다. 출전 시간이 늘어나니 공격지표도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출루율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지적받은 왼손 투수 상대 타율(0.264→0.355)도 향상됐다. 홍창기는 "후반기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타율은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왼손 투수에 약했던 건) 지난해에는 부상 이후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더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고 똑같이 대처하고 있는데 운이 좋아서 결과가 더 좋게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캠프 때부터 2스트라이크 전까지 공을 강하게 치려고 많이 연습했다. 헛스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고 했다"고 귀띔했다.LG는 1994년 한국시리즈(KS) 우승 이후 긴 침묵 중이다. 올해가 우승 갈증을 풀어낼 적기라는 평가다. '잠실 돌격대장' 홍창기의 후반기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는 "개인 목표는 따로 없다. 개인적인 성적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신경을 쓰면 성적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 대신 팀이 많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도록 초점을 두려고 한다"며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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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냉탕] 황재균은 어디 보고 있었나...이겼지만, 위험했던 KT의 4회 수비

KT 위즈가 안일한 수비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겼지만, 집중력은 아쉬웠다. KT는 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이 7과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키움 에이스 안우진으로부터 4점을 뽑아냈다. 최근 4연패를 끊었다. 이날 KT는 안우진을 상대했다. 최근 등판한 2경기에서 4실점 이상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올 시즌 KT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하며 극강 면모를 보인 투수였다. 득점 기회는 놓치지 않고, 실책 등 기본기 문제로 승기를 내주면 안 되는 승부였다. KT는 1회 초, 김민혁과 김상수가 키움 선발 투수이자 리그 대표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치며 2·3루를 만든 뒤 앤서니 알포드가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2회부터는 안우진 삼진쇼에 차례로 맥없이 물러났다. 1회 2사 뒤 나선 장성우부터 2회 나선 황재균·이호연·문상철, 3회 배정대 김민혁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당했다. 4회 알포드와 박병호, 5회 이호연과 대타 강백호도 방방이를 연신 헛돌렸다. 무기력한 공격보다 집중력와 판단력이 부족한 수비는 문제였다. KT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은 3회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아냈지만, 4회 투구에서 실점을 자초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혜성에게 좌측 선상 빗맞은 타구를 허용했고, 직접 공을 향해 포구했다. 김혜성은 2021시즌 도루 1위(46개)에 오른 선수다. 벤자민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송구를 시도했다.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였다. 결국 1루수가 잡을 수 없는 위치로 공이 향했고, 2루 진루까지 허용했다. 벤자민은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한 이정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 주자를 뒀다. 4번 타자 임지열과의 승부에서는 좌측 선상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KT 3루수 황재균도 집중력이 부족했다. KT 좌측 외야진과 유격수 김상수가 비교적 깔끔한 중계 플레이를 보여줬고, 키움 3루 주루 코치는 홈으로 파고들던 1루 주자 이정후를 멈춰 세웠다. 3루와 이정후 사이 거리가 꽤 벌어졌다. 3루수가 베이스에 있었다면 아웃을 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황재균의 시선은 3루로 향하지 않았다. KT 벤치에서 3루를 가리키며 소리를 쳤지만, 이정후는 이미 귀루한 뒤였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벤자민은 자초한 위기에서 박찬혁을 삼진, 송성문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KT는 7회 초 공격에서 박병호가 안우진 상대 안타, 장성우가 진루타, 황재균이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이호연이 적시타를 치며 2-1로 앞서갔다. 조용호는 바뀐 투수 양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불펜진이 키움의 추격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이겼다. 4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수비 집중력은 흔들렸다. 이 경기 한순간에 승기를 내줬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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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타격폼 바꾼 두 천재의 추운 봄…WBC 탈락 이어 리그 초반 고전

KBO리그·한국 야구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와 강백호(24·KT 위즈)가 그 어느 해보다 추운 봄을 보내고 있다. 1년 차이 선·후배 사이인 두 선수는 강백호가 신인왕을 차지한 2018년부터 꾸준히 함께 평가받았다. 이정후가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높은 타율을 보여줬다면, 강백호는 고졸 신인 최다 홈런(29개)을 경신할 만큼 힘 있는 스윙이 돋보였다. 그러면서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백호는 2021시즌, 8월 중순까지 4할 대 타율을 유지했다. 그해 타율 0.347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2022) 23홈런을 기록,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장타력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2022)은 희비가 갈렸다. 이정후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데뷔 첫 MVP(최우수선수)까지 올랐다. 2023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기도 했다. 반면 강백호는 2차례 부상 탓에 6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2할(0.245) 대 타율에 그쳤다. 재기를 노리는 강백호, KBO리그 고별 무대를 앞둔 이정후 모두 2023년은 특별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을 막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기세가 꺾인 채 개막을 맞이한 탓일까. 리그에서도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232에 그쳤다. SSG 랜더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까지는 0.197에 그쳤는데, 그나마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과 28일 롯데전에서 16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반등, 2할 대로 다시 진입했다. 개막 2경기 만에 허리 통증이 생겼다.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변화를 준 타격 폼도 적응이 더뎠다. 3안타 경기, 4타점 경기,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이끈 경기 등 반등 계기는 꽤 많았지만, 아직 MVP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그도 리그 투수들의 빠른 퀵모션과 구속에 대처하기 위해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두 다리 폭이 넓은 오픈 스탠스에 극단적인 레그킥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타자인데, 스탠스는 스퀘어로 바꿨고, 톱(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도 이전보다 몸 뒤쪽으로 뒀다.; 첫 10경기에서 타율 0.409 3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갑자기 슬럼프가 왔다. 지난 2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111에 그쳤다. 장타가 없다. 그사이 다시 오픈 스탠스로 변화를 줬고, 이전과 달리 상대 투구에 맞춰 이동발(오른발)을 올리는 등 전반적인 스윙 메커니즘에 다시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위화감이 꽤 큰 폼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독이 된 것 같다. KT는 강백호가 부진한 사이,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정후와 강백호 모두 ‘천재’라는 수식어가 있는 선수들이다. 4월 경기력으로 남은 레이스 퍼포먼스를 예단하긴 어렵다. 아직 봄이 추운 두 선수가 5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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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11년 만에 7연승인데…KT는 4년 만에 8G 연속 무승

KT 위즈가 올 시즌도 추운 봄을 보내고 있다. KT는 28일 홈구장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3 KBO리그 주말 3연전 1차전에서 9-10으로 석패했다. KT는 지난 20일 SSG 랜더스전 이후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패전이나 다름없었다. KT가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뒤 2번째다. 2019년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8연패를 당한 게 이전 기록이다. 당시 KT는 개막 35경기에서 11승 24패를 기록,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00패(단일시즌 기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준비된 사령탑’ 평가를 받던 이강철 감독을 향한 평가도 갈렸다. 하지만 이후 KT는 마운드 보직을 명확히 나누고, 주전을 구축한 뒤 반등했다. 2019시즌 창단 처음으로 5할 71승 2무 71패를 기록했고, 창단 최고 순위(6위)도 거뒀다. 2020시즌은 정규시즌 2위, 2021시즌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쉽게 말해, 이강철 감독 부임 뒤 가장 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도 불펜 난조 탓에 초반 승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불펜 주축인 김민수와 주권, 주전 3루수 황재균과 중견수 배정대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개막 초반 뜨거웠던 간판타자 강백호의 타격감은 차갑게 식었고, 2022시즌 홈런왕 박병호의 장타력도 소강상태다.22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6경기 연속 3득점 이상 하지 못할 만큼 타선이 가라앉았다. 25일 키움 1차전에선 상대 에이스 안우진에게 6회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도 흔들리고 있다. 1선발 웨스 벤자민은 26일 키움 2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줬다. 셋업맨 듀오(김민수·주권) 부재는 눈앞에서 연패 탈출에 실패한 28일 삼성전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 KT는 8회 초까지 0-8로 지고 있었지만, 이어진 8회 공격에서 단번에 8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불펜이 무너졌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9회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미래 클로저로 기대받는 박영현은 10회 초 등판해 사구와 고의4구,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자초한 뒤 이재현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KT는 10회 말 선두 타자 오윤석이 솔로 홈런을 치며 추격했지만, 후속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다시 1점 차로 졌다. 모처럼 타선이 터진 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T는 개막 전 5강 후보로 평가받았다.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2강 체제를 흔들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시범경기에서 불펜진 이탈 전력이 나왔지만, 이강철 감독이 잘 다져놓은 마운드 뎁스가 버텨줄 수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KT는 매년 봄에는 고전했다. 부상자들이 돌아와 정상적인 전력을 회복하면, 최근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승률 관리도 필수다. 일단 연패 탈출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29일 삼성 2차전에 나선다. 상대 선발 투수는 최근 KT전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강했던 원태인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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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데뷔 뒤 최대 타격폼 변화, 진화 노리는 강백호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4)가 타격 자세를 전면 수정했다. 강백호는 지난 1~2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11타수 5안타 4타점을 몰아쳤다. 장타도 3개(홈런 1개·2루타 2개)나 때려냈다. 비로 노게임이 된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우측 강습 타구 2개를 쳤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2022) 부상으로 6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0.245·6홈런에 그치는 등 성적도 안 좋았다. 지난겨울 그 어느 해보다 훈련에 열중하며 재기를 노렸다. 체중 감량 등 몸 관리도 잘했다. 시범경기부터 예년보다 2시간 먼저 출근하는 등 생활 루틴도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타격 자세인 것 같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시즌(2018)부터 역동적인 스윙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뒷발은 홈플레이트에 가깝게 하고 앞발(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은 멀리 두는 '오픈 스탠스'로 타격을 준비한 뒤 키킹(kicking)이 높은 레그킥(leg kick)으로 타이밍을 맞추면서, 골반을 강하게 회전하는 스윙을 보여줬다. 지난 3월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기존 타격 자세와 차이가 없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는 훈련을 진행했지만, 겉으로 보이는 변화는 뚜렷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막판부터 강백호의 준비 자세는 배터 박스 세로선과 양발을 평행하게 두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뀌었다. 레그킥과 몸통 스윙은 그대로였지만, 이전보다 테이크백(백스윙) 동작이 줄어든 느낌을 줬다. 4일 KIA전에 앞서 만난 강백호는 "내가 생각해도 큰 변화"라며 "핵심은 백스윙 구간을 줄여서 이전보다 미리 타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백호가 직접 취한 자세를 들여다보면, 스탠스 변화뿐 아니라 배트를 잡은 두 손도 가슴을 기준으로 세로선을 그었을 때 이전보다 뒤쪽(포수 쪽)에 자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스윙이 줄어들면 타구에 힘을 싣기 어려울 수 있다. 강백호가 스탠스에 변화를 준 건 이 때문이다. 그는 "기존 오픈 스탠스로는 어깨가 쉽게 열릴 수 있는 것 같아서, (어깨를) 닫아 놓고도 힘을 온전히 쓰기 위해 두 다리를 놓는 자세를 바꾼 것"이라고 했다. 더 매끄러운 스윙을 하기 위해 양발 엄지발가락의 방향까지 신경 쓰고 있다. 강백호는 매년 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2021시즌에는 레그킥을 버리고 토 탭(toe tap) 자세로 바꿨다. 한동안 이동발을 지면에 한 차례 딛고 스윙 타이밍을 잡는 방식도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강백호는 "작년부터 리그 투수들의 공이 빠르고 움직임도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WBC에서 뛰며 다시 실감했다. 슬라이드 스탭(slide step)이 빠른 투수들도 많다. 파워 포인트(힘을 쓰는 지점)를 빨리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준비했다"고 변화를 준 배경을 전했다. 이번 시도는 리스크가 크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지했던 자세에 변화를 줬다. 강백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스윙을 찾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2023.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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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153㎞’ 던지던 강백호가 외야로 돌아간다

지난 3년 동안 1루를 지켰던 강백호(24·KT 위즈)가 원래 자리였던 외야수로 돌아간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20일 시범경기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백호에게 우익수 자리를 줄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의미가 가볍지 않은 예고다. 강백호는 지난 2018년 KBO리그에 데뷔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다재다능한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투수로는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을 던졌고, 포수 마스크도 썼다. 타자로는 단연 최고의 재능이었다.KT는 강한 어깨를 살리면서 수비 부담은 줄이는 외야수로 강백호를 내보냈다. 좌익수로 뛴 그는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탔다.수비력이 뛰어났던 건 아니다. 2018년 포지션 조정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스탯티즈 기준) -0.937로 좌익수 85위, 2019년 -0.418로 우익수 89위를 기록했다. 2018년 당시 강백호보다 조정 WAA가 낮은 주전 좌익수는 최형우(KIA 타이거즈) 김재환(두산)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등 타격이 좋고 수비가 불안한 선수들뿐이었다. 대신 첫 해 보살 7개를 기록하는 등 강력한 어깨는 여전했다.강백호는 2020년 1루수로 변신했다. 이 감독은 안정적인 외야 수비진 구축을 원했고, 확실한 주전 타자가 없던 1루수 빈자리도 채우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과도 나름 성공적이었다. 강백호는 1루수 전향 후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KBO리그 대표 타자로 거듭났다. 하위권을 맴돌던 KT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PO) 진출 및 2021시즌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거뒀다.하지만 ‘1루수 강백호’는 단점이 적어도 장점도 적은 선택이다. 이 감독의 계산대로 외야 구멍은 줄였지만, 여전히 뛰어난 1루수가 아니다. 선수 본인의 최고 장점인 어깨를 쓸 일도 거의 없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투수로 등판해 최고 시속 149㎞로 여전한 어깨를 보여준 바 있다.더군다나 팀 내 최선의 1루수 카드는 강백호가 아니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KT로 이적한 박병호는 홈런 35개를 치며 주전 1루수로 입지를 다졌다. 강백호보다 13살이나 많지만, 전문 1루수이기 때문에 강백호보다 수비 실력이 낫다. 팀에도, 강백호에게도 더 이상 1루는 최선의 자리가 아니다.그렇다고 어린 강백호를 반쪽짜리 선수로 기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강철 감독은 "백호가 아직 어린 데 지명타자로 쓸 수 없다. 본인도 외야 자리를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독 인터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백호는 "팀에 워낙 좋고 경쟁력 있는 1루수들이 있다. 그래서 원래 내가 보던 포지션으로 가고 싶었다"고 밝혔다.외야로 나가면서 강백호의 강견도 다시 살릴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향후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기회가 온다면 1루수만 보는 것보다 기회도 많이 찾아올 수 있다. 강백호는 "1루수로 옮겼다고 아쉬움은 없었다. 좋은 선택이었고, 1루수를 본 후 팀이 우승했다. 나도 골든글러브를 받았다"며 "(선수 가치를 고려할 때) 외야 복귀는 지금 해도 늦지 않다. 멀티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게 나만의 장점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해외 진출은 아직 이른 이야기다. 그걸 고려해서 한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수비에 신경도 많이 쓰고 있고, 지금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 결정했다"고 했다.강백호에게 2023년은 커리어의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연봉이 2억 6000만원(47.3% 삭감)이 됐다. 그는 절치부심하고 2023년을 맞이했다. 부적절한 세리머니 아웃으로 논란은 됐으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타격감(14타수 7안타·타율 0.500)이 아주 뛰어났다. 대타로 출전한 20일 경기에서도 바로 안타를 쳐 건재함을 과시했다. 수비 포지션 변화에 성공한다면 자신의 가치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강백호는 여전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MLB를 노리는 후보 1순위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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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두 번째 느낀 무력감...이정후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이정후(25)는 지난 2019년 출전한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KS)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가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에 4전 전패하며 우승을 내준 것. 이정후는 2019 KS 4경기에서 타율 0.412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4연패를 막지 못했다. 경기 뒤 만난 이정후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며 "이렇게 무기력하게 질 줄 몰랐다. 아쉬움만 남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느낀 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같은 감정을 또 느끼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후 더 성장했다. 2021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2022시즌엔 수위 타자 2연패에 타격 5관왕(타율·타점·장타율·출루율·안타)까지 해냈다.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PO)부터 치러 KT 위즈와 LG 트윈스를 잡고 KS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우승 문턱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정규시즌 1위 SSG 랜더스에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밀렸다. 리그 최고 타자가 된 이정후지만, 다시 한번 밑(준PO·PO)에서 올라가 KS를 치러 업셋 시리즈를 해내는 게 버겁다는 것을 확인했다. 달라진 점도 있다. 이정후는 2022년 KS가 끝난 뒤에는 울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 숙인 팀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정후도 패배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선배들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자신까지 실망한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본 것 같다. 이미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했다. 이정후는 2023년 봄, 야구 인생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한국 야구팬의 기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출전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의 참사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호주에 7-8로 졌고, 숙적 일본엔 4-13으로 대패를 당하는 치욕을 맛봤다. 이정후는 잘했다. 한일전에서 메이저리거 투수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안타를 치는 등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이 흑역사를 썼고, 주축 타자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현저한 격차를 확인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아직도 충격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분하기도 하지만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투수들의 공은 확실히 달랐다.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정후는 2017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일전에 나섰다. 2경기 모두 팀 패전을 막지 못했지만, 프리미어 대회에서 삼진을 당했던 일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올림픽에서 설욕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리거들까지 포진하며 100% 전력으로 나선 일본의 힘은 그도 처음 겪었다. 콜드패를 간신히 모면할 만큼 당한 것도 처음이다. 이번 패전은 앞선 두 경기와 달랐다. 이정후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삼켰을 것 같다. 한·일 수준 차이를 인정한 것으로 패배감을 대신 전했다. 수많은 문제점을 확인한 한국야구지만, 얻은 것도 있다. 실패를 경험한 이정후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원태인·강백호·김혜성 등 한국야구 현재이자 미래의 자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이정후다. 이들과 이번 치욕을 곱씹을 것이다. 2017년 KS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정후는 2022년, 같은 무대에선 같은 결과(준우승)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2023시즌 KS 우승을 노리며 말이다. 야구는 계속되고, 더 강한 일본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정후는 15일 소속팀(키움) 복귀 뒤 가진 인터뷰에서 "꼭 일본에 설욕한다는 마음보다는 우리의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대표팀) 선수가 부족한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더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독 추웠던 2023년 봄. 이정후가 훗날 이 시기 어떻게 기억할지 지켜볼 일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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